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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풍경

누구나 미술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기사입력 2021-10-16 오후 12:18:4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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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풍경

 

 

 

아침에 산책을 하면 마음이 풍성해진다. 가을 국화가 노란 미소를 보내고, 감나무에는 노란 감이 대롱대롱 익어간다. 오늘 따라 까치 가족들의 수다가 유난히 수선스럽다.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참견하고 싶어진다.

 

화가 피카소는 누구나 미술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왜 새의 노랫소리는 이해하려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정말 나는 지금까지 새소리를 제대로 이해한 적이 있었던가.

 

어느 봄날에 지천으로 핀 망초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과연 망초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을까. 저 꽃을 마음에 담기 위해선 지금 얼마 동안을 꽃 앞에 서 있어야 할까.

 

똑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흥이 다르다. 아름다움을 100만큼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50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마음의 그릇이 저마다 다른 까닭이다.

 

꽃을 100만큼 사랑한 사람으로는 조선 화가 김덕형이 아마 첫손에 꼽힐 것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꽃밭으로 달려가 하루 종일 꽃만 바라보았다.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워 꽃의 움직임을 관찰하느라 눈도 거의 깜빡이지 않았다. 손님이 찾아와도 혹여 꽃 피는 모습을 놓칠까봐 말도 시키지 말라고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어쩌다 저렇게 됐냐며 혀를 찼다. 마침내 그는 꽃의 계보를 담은 백화보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꽃에 관한 조선 최초의 족보책이다.

 

앙드레 지드는 수필집 지상의 양식에 이렇게 썼다. “바닷가의 모래가 부드럽다는 것을 책에서 읽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 맨발로 그것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감각으로 먼저 느껴보지 못한 일체의 지식은 나에게 무용할 뿐이다.”

 

앙드레 지드의 말처럼 온 영혼으로 대상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을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바닷가의 모래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꽃과 새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인가. 지금 내 마음속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

 

출처 배연국의 행복편지 (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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